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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살아있는 카케에 거장, 전시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 판타지展’
등록일2021-09-01 조회수1,228
세계 유일의 카케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의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이 진행 중이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전시회는 '서유기'부터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160점이 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평화와 사랑, 그리고 공생을 테마로 한 그의 작품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를 선보인다.

살아있는 카케에 거장, 동양의 디즈니 후지시로 세이지

카케에란 그림자 회화로 밑그림을 그린 뒤 셀로판지를 잘라 붙이고, 조명을 비춰 색감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장르다. 하나하나 오려 붙인 재료에 여러 색채의 빛과 어둠을 대비시킨 카케에 작품들은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해진 도코에서 평화를 기원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카케에 제작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에서 동양의 디즈니라 극찬을 받았으며, 수 차례 국가 훈장과 명성 높은 예술 문화상을 수상하며 98세가 된 현재까지도 폭넓은 활동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 여기며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했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잠자는 숲’은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 나는 한국을 잘 알고 싶고, 한국을 더 가까이하고 싶다”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초기 작품 서유기 시리즈부터 안데르센 동화, 신화와 성서,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을 소재로 한 작품과 더불어 일본 상업연극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극단 모쿠바자 시절의 오리지널 캐릭터 캐로용까지 선보인다. 특히 ‘은하철도의 밤’은 1959년 초연 이후 1,000회 이상 상연하며 후지시로 카게에 극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다.

나는 난쟁이이로소이다

후지시로 세이로 대부분의 작품에는 난쟁이가 등장한다. 난쟁이는 작품 속에서 권선징악의 집행자, 요정, 숲의 정령 역할을 수행한다. 이 난쟁이를 작가는 바로 자신의 분신이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동화 속의 난쟁이들은 보잘것없는 약자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신비한 능력으로 어려움에 처한 선한 인물들을 인도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작가 자신의 분신인 난쟁이는 작품을 보는 이에게 희망과 공생의 이야기를 안내해 준다.

고양이의 눈을 형상화한 커다란 눈의 난쟁이는 이집트의 벽화처럼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몸이 정면일 때도, 측면일 때도 눈만은 정면을 바로 응시하고 있다. 작품 속에 있지만, 작품 밖의 사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어서 이리 들어와, 함께 가자'라고 하는 듯, 그 시선은 바라보는 이의 어린 시절로 회귀시키며 자신만의 동화가 있던 순수했던 시절을 회상케 한다. 동화 속에서 어려움이 있거나, 길을 잃어도 난쟁이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있을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이 후지시로 세이지가 전하는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인생 전반에 걸친 평화, 사랑, 공생의 메시지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은 다양한 동화와 신화의 내용뿐만이 아니다. 그는 인생 전반에 걸쳐 자신의 작품에 평화, 사랑, 공생에 대한 메시지를 심으려 노력했다.

아프리카 난민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미국의 팝스타 45명이 모여 녹음한 일을 표현한 작품 "위아더월드_45인의 Big star(1997)' 외에도 후쿠시마 지진과 히로시마의 원자폭탄으로 폐허가 된 장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폐허 속에서 꿋꿋하게 자라난 자연의 모습은 단순히 평화를 기원하는 것을 넘어 그동안 묵혀왔던 다른 나라들과의 어긋났던 감정까지 녹여주는 듯하다.

"나는 빛과 그림자로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인생을 그려 가고 싶다."
- 후지시로 세이지

사랑과 공생으로 빚어낸 빛과 그림자의 세계로 초대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심으로 돌아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뤄 마음에 평온을 주고 작은 꿈이, 커다란 희망이 삶의 기쁨으로 될 수 있기를.”
–후지시로 세이지

* 해당 전시는 첫번째와 맨 마지막 작품만 촬영이 가능하며, 사전 협의를 통해 전시장 내부 촬영을 진행한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김현비 기자

[출처] 위드인뉴스 http://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5&no=25481
[작성] 2021년 8월 18일